남편의 처절한 후회 + 통쾌한 복수 + 여주 역습 + 여주를 향한 무한한 사랑
송지윤은 사랑하는 고서준을 구하려다 얼굴에 흉터가 생겼고, 그 대가로 결혼을 약속 받았다.
3년 동안 비굴하게 인내하며 그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거라 굳게 믿고 있었는데, 매달 그녀에게 먹인 ‘비타민’이 피임약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의 첫사랑 심청미가 귀국하자마자, 고서준은 1000억을 들여 ‘천사의 심장’을 경매로 낙찰 받아 선물하며 그녀의 환심을 사려 했다.
마음이 완전히 식은 송지윤은 이혼을 제안했고, 빈손으로 집을 나섰다.
하지만 그녀는 해성 곽씨 가문의 막내딸로, 재벌 가문의 상속녀이자 세 오빠 모두 업계의 선두주자라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
이혼 첫날, 그녀를 데리러 온 건 한정판 롤스로이스였고, 이혼 첫 주에는 둘째 오빠가 직접 그녀의 얼굴에 난 흉터를 치료해 주었다. 이혼 후 첫 연회에서, 곽씨 가문의 막내딸로 등장한 그녀는 해성 전체를 놀라게 했다.
한 번도 그녀를 제대로 쳐다본 적 없는 전 남편은, 예전의 나약하고 소심했던 전처가 갑자기 억만장자 상속녀가 되어 나타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는 처음으로 후회라는 감정을 느꼈고,
그렇게 아내를 되찾기 위해서 처절하게 후회했다…
이혼녀에서 재벌집 상속녀로 제1화 충격
해성 병원.
“의사 선생님, 저 임신한 거 맞나요?” 송지윤은 검사지를 손에 꼭 쥐고 손가락 끝이 하얗게 질렸다.
의사는 검사지를 힐끗 쳐다보더니 눈살을 깊게 찌푸리며 다소 퉁명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아가씨, 지금 저랑 장난하는 거예요? 피임약을 오랫동안 복용했는데, 어떻게 임신할 수 있어요?”
그 말에 송지윤은 머리를 둔기로 맞은 듯한 충격에 순간 멍해졌다.
‘피임약?’
매달 부부 관계를 맺은 후, 고서준은 항상 그녀에게 ‘종합 비타민’을 건넸다.
그는 그녀의 체질이 약하다며 꼭 챙겨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지윤은 3년 동안 그의 말에 크게 감동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가 자신에게 3년 동안 먹인 것은 다름 아닌 피임약이었던 것이다.
심장이 세게 조여 오는 느낌에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고서준의 번호를 눌렀다.
그러나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다음 순간, 휴대폰 화면에 한 뉴스가 떠올랐다.
<고씨 그룹 고서준 대표, 200억에 '천사의 심장' 낙찰! 여자친구의 환심을 사기 위해 경매장에서 점천등까지 걸다!>
송지윤은 기사 제목에 시선을 고정한 채,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
기사와 함께 올라온 사진은 경매 현장 사진이었다.
고서준은 어두운 색 정장을 입고 맨 앞줄에 앉아 있었고, 옆모습은 차갑고도 고귀한 기품을 풍겼다.
그는 고개를 돌려 바로 옆자리에 앉은 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노란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는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었고, 부드러운 옆모습에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번져 있었다.
그 여자는 바로 심청미였다.
고서준의 소꿉친구인 그녀는 3년 전 유학을 떠났고, 최근에 막 돌아왔다고 들었다.
송지윤은 눈을 깜빡여 보았지만, 건조한 눈시울이 아파올 뿐 눈물 한 방울도 흘러내리지 않았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이 한없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하긴 그럴 만도 하지. 심청미는 고서준이 마음속 깊이 품고 있는 여자였고, 나 송지윤은 고서준이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은 아내일 뿐이니까.’
당시 고서준이 곤경에 처했을 때,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송지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를 위해 칼을 막아냈고, 그 대가로 얼굴에 큰 흉터를 남겼다.
칼이 자신의 얼굴을 가르는 순간에도, 송지윤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그 후, 고서준은 그녀와 결혼해 평생 책임 지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었다.
그때의 고서준은 첫사랑이 유학을 떠난 탓에 우울해져서 매일 술로 슬픔을 달래고 있었다.
그래서 결혼 3년 동안, 송지윤은 순종적인 고 사모님 역할을 연기하며 그가 돌아오기를, 자신을 소중히 여겨주기를 기다렸고,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 주기를 바랐다.
심지어 아이를 낳으면 그가 자신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순진하게 믿었다.
그러나 결과는 어땠는가?
그는 송지윤에게 임신할 자격조차 주지 않았다.
이제 고서준은 다른 여자를 품에 안고 공개적으로 애정을 과시하고 있었고, 송지윤은 그제야 그의 마음에 다른 여자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처음부터 송지윤을 사랑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 사실은 무딘 칼로 살을 도려내는 듯한 고통을 안겼다.
송지윤은 그제야 비로소 이혼을 결심했다.
그녀가 일호 공관 별장에 돌아왔을 때, 가사도우미인 주 이모가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맞이했다.
“사모님, 사모님은 점점 더 예의가 없어지는 것 같네요. 외출하신 지가 언제인데, 이제야 돌아오시는 거에요?”
주 이모는 비록 고서준의 집에서 일하는 가사도우미였지만, 고서준의 유모였던 그녀는 자신의 신분이 일반 도우미와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송지윤도 주 이모가 자신에게 이토록 무례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고서준이 묵인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예전에는 고서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송지윤은 그의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잘 보이려 애썼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참을 필요가 없었다.
“건방지군!” 송지윤은 차갑게 식은 목소리로 주 이모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가사도우미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사모님인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주 이모는 얼굴을 감싸 쥐며 믿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사모님, 사모님이 감히 저를 때렸어요? 저는 도련님의 유모예요!”
“나는 고서준의 아내예요.” 송지윤은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말했다. “주 이모가 서준 씨의 유모라고 해도, 결국 고씨 가문에서 돈을 주고 고용한 가사도우미일 뿐이에요.”
주 이모는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지만, 더 이상 말대꾸하지 못했다.
송지윤은 몸을 돌려 2층으로 올라갔다.
뒤에서는 주 이모의 불만이 들려왔다. “사모님이면 뭐해? 심 아가씨가 돌아왔으니, 사모님 자리는 곧 다른 사람의 것이 될 텐데.”
그 말에 송지윤은 자리에 멈춰 섰다.
가정부조차 고서준의 마음에 누가 있는지 알고 있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는데 오직 송지윤만이 3년 동안 스스로를 속이며 살아왔던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상관없었다.
이제는 송지윤이 고서준을 원하지 않게 되었다.
방으로 돌아온 송지윤은 옷장을 열고 미리 준비해 둔 작은 캐리어를 꺼냈다.
3년의 결혼 생활 동안 그녀가 가져갈 수 있는 물건은 고작 이 정도였다.
그녀는 잠시 방을 둘러보았다.
이 방은 송지윤이 직접 꾸몄지만, 그녀의 물건이라고는 단 하나도 없었다.
송지윤은 입술을 꼭 깨물며 한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번호를 찾아 눌렀다.
“여보세요, 나 집에 가고 싶어요.”
이혼녀에서 재벌집 상속녀로 제2화 이혼해요
깊은 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샤워를 마치고 나온 송지윤의 머리카락이 아직도 반쯤 젖어 있었다. “오셨어요?”
고서준은 현관문 앞에 서서 셔츠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 올린 채 차갑게 식은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봤다.
송지윤은 옷깃을 꼭 움켜쥐고 입을 열었다. “당신한테 할 말이 있어요…”
그러나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서준이 송지윤의 턱을 세게 움켜쥐더니 그녀의 고개를 강제로 들어 올렸다.
왼쪽 눈썹에서부터 광대뼈까지 길게 이어진 흉터가 조명 아래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마치 구불구불한 지네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 흉측하게 자리 잡은 것 같았다.
“할 말이 있다고?” 그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송지윤, 언제부터 내 앞에서 수작을 부리기 시작했지?”
“난 그런 적 없어요…”
고서준이 그녀의 손목을 세게 움켜잡고 힘껏 끌어당기자 그녀는 휘청거리며 그의 품에 안겼다.
다른 손으로 그녀의 잠옷 옷깃을 거칠게 잡아당기자 단추가 떨어졌다.
송지윤은 무의식적으로 그의 가슴을 밀치며 말했다. “저리 가요.”
“또 뭐 하려는 거지?” 고서준의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비웃음이 가득했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값싼 물건을 보는 것 같았다.
“날 이렇게 급하게 부른 이유가 이것 때문이 아니었어? 매달 한 번씩 잠자리를 갖는 건 네가 먼저 요구한 거잖아?”
송지윤은 그 말에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 버렸다.
고서준의 눈에 자신과의 잠자리는 그저 의무적인 일에 불과했던 것이다.
송지윤은 3년 동안 그를 위해 몸을 낮추고 모든 것을 바쳤지만, 그의 사랑은 조금도 얻지 못했다.
이제 더 이상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고서준 씨, 우리 이혼해요.”
고서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다시 말해 봐.”
송지윤은 이번엔 더욱 또렷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혼하자고요.”
그러나 고서준은 귀찮다는 듯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차갑게 식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혼? 송지윤,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거지?”
“진심이에요. 당신의 첫사랑이 돌아왔으니, 내가 당신들을 위해 자리를 비켜줄게요.”
고서준의 안색이 어둡게 가라앉더니 그녀를 향해 차가운 경고를 던졌다.
“송지윤, 적당히 하는 게 좋을 거야. 이 집 문턱도 넘지 못하는 네가 이혼하면 어디로 갈 수 있을 것 같아?”
그의 말은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송지윤의 가슴을 찔렀다.
그렇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송지윤은 고서준이 황금 새장에 가둬 기르는 못생긴 새에 불과했다.
사회생활도, 직업도, 수입도 없는 그녀는
고서준에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송지윤은 눈을 아래로 내리깔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내 일이에요. 당신이 신경 쓸 필요 없어요.”
고서준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응시했다.
3년 동안, 이 여자는 그의 앞에서 항상 온순하고 비굴한 모습만 보였다.
오늘처럼 냉정하고 차가운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송지윤, 밀당도 적당히 해야지. 너무 지나치잖아.”
송지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휴대폰 벨 소리가 적막을 깨고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한 고서준의 안색이 미묘하게 변하더니 바로 전화를 받았다. “청미야, 무슨 일이야?”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말에 그는 바로 대답했다. “무서워하지 마. 내가 지금 바로 갈게.”
전화를 끊은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그는 단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고서준은 송지윤이 자신을 떠나지 못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지난 3년 동안 항상 그래왔으니까 말이다.
“쾅!”
문이 세게 닫히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침실에는 송지윤 혼자 남았다.
그녀는 침대 머리맡에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때, 휴대폰이 진동하더니 모르는 번호로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 사람이 또 날 보러 왔어.]
메시지와 함께 고서준의 옆모습이 찍힌 사진이 전송되었다.
사진 속 그의 얼굴에는 따뜻한 미소가 번져 있었고, 눈빛에는 그녀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부드러움이 가득했다.
‘고서준에게도 이런 면이 있었다니.’
곧바로 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다.
[집 밖에 기자가 따라붙은 것 같다고 말했더니 바로 달려왔어. 날 많이 걱정하는 것 같아.]
[아, 맞다. 오늘 그 사람이 <천사의 심장>을 경매에서 낙찰 받아 내게 선물했어.]
[너에게도 장신구를 선물하라고 했지만, 넌 필요 없을 거라고 하더라.]
[하긴, 아무리 아름다운 장신구라도 너의 얼굴에는 어울리지 않겠지. 아쉽네.]
[송지윤, 넌 고서준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사람일 뿐이야. 고서준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나니까.]
메시지 하나하나가 그들의 배신에 대한 증거였다.
그녀는 3년 동안 자신에게 차갑게 대했던 고서준이 다른 사람 앞에서는 이렇게 다정하고 섬세한 모습을 보일 줄은 전혀 몰랐다.
송지윤은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며 답장을 보냈다.
[고서준 같은 중고 남자를 좋아한다면 네가 가져. 너희들은 하늘이 맺어준 한 쌍의 개자식들이야, 다른 사람을 해치지 말고 영원히 둘이 꼭 붙어있어.]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보낸 후, 그녀는 바로 그 번호를 차단해 버렸다.
“고서준, 이제 우리 두 사람의 관계는 끝이야.”
다음 날.
송지윤은 침대 머리맡에 이혼 합의서를 남겨두었다.
그녀는 빈손으로 고씨 가문을 떠나기로 했다. 이혼을 결심한 이상, 깨끗하게 끝내고 싶었다.
그리고 작은 캐리어를 끌고 고씨 가문을 떠났다.
3년 동안, 그녀는 고서준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이제 정말 떠나야 할 때가 된 것 같았다.
그녀가 대문을 나서자마자, 한정판 롤스로이스가 그녀 앞에 멈춰 섰다.
곧이어 차 문이 열리더니 긴 다리가 차에서 내렸다.
송지윤은 차에서 내린 사람을 확인하자마자 눈시울이 빨개졌다. “오빠, 나 이혼했어.”
3년 동안 결혼 생활 속에서 참아 왔던 모든 억울함이 오빠를 마주한 순간 터져버렸다.
“지윤아, 자유의 몸이 된 걸 축하해.” 곽시진은 그녀를 품에 안고 안타까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이제 너 자신으로 돌아올 때가 되었어. 집에 온 걸 환영해!”
송지윤은 사실 해성 곽씨 가문의 막내딸로,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의 성을 따랐고, 조 단위에 달하는 재산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제 이혼했으니,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그녀는 곧바로 고씨 가문의 감시 시스템에 접속해 고씨 가문에서의 모든 흔적을 말끔히 삭제했다.
이제 더 이상 고 사모님은 없고, 앞으로 곽씨 가문의 큰 아가씨 송지윤만 있다.
이혼녀에서 재벌집 상속녀로 제3화 환영합니다
일호 공관.
고서준은 밤늦게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더니 다음 날 점심이 되어서야 별장에 돌아왔다.
침실 문을 열자마자 침대 옆 탁자 위에 놓인 이혼 합의서가 눈에 들어왔다.
합의서에는 여자 측이 자발적으로 부부 공동 재산을 포기하고 맨 몸으로 이혼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는 합의서를 손에 쥐고 손가락 마디마디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그리고 곧바로 송지윤의 휴대폰 번호를 눌렀으나 전화가 꺼져 있었다.
그는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꺼져 있었다.
“주 이모!” 고서준은 계단에 서서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주 이모를 불렀다.
주 이모는 주방에서 황급히 달려 나오며 물었다. “도련님, 오셨어요?”
“사모님은요?” 고서준이 날카롭게 물었다.
“사모님은 오늘 아침 일찍 짐을 챙겨 나가셨어요.” 주 이모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수십억 원대의 고급 차량이 사모님을 데리러 왔는데, 차에서 내린 남자가 아주 잘생겼고 돈도 많아 보였어요.”
그 말에 고서준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었다.
그는 침실로 돌아와 휴대폰을 들고 비서 진준에게 전화를 걸어 명령했다.
“송지윤이 어디로 갔는지 당장 알아봐. 오늘 안으로 반드시 송지윤의 행방을 찾아내야 해.”
전화를 끊은 그는 창가에 서서 관자놀이가 욱신거리는 것을 느꼈다.
‘송지윤, 감히 정말 이 집을 떠나?’
고서준은 어젯밤 그녀가 그저 화가 난 줄로만 알았다.
3년 동안, 송지윤은 마치 넝쿨처럼 자신에게 의지해왔다.
‘내가 없으면 얼굴에 흉터가 있는 여자가 해성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오게 될 거야.’
고서준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이혼 합의서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그는 절대 이혼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를 놓아주기 싫어서가 아니라, 고서준의 인생에는 ‘버림받다’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젯밤 갑자기 이혼을 제안하고 오늘 아침 고급 차량을 타고 떠난 걸 보면,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한 것이 틀림없다.
‘송지윤은 한 번도 나를 사랑한 적이 없으니, 다른 남자랑 같이 가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겠지.’
‘하, 송지윤, 참 대단해!’
한편,
롤스로이스가 천천히 곽씨 가문 장원에 들어섰다.
송지윤은 차창 밖으로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을 바라보며 가슴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
3년 만에 드디어 돌아왔다.
저택 문 앞에는 아버지 곽진수와 어머니 송미자가 이미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차 문이 열리자마자 송미자가 달려와 그녀를 꼭 안으며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지윤아! 드디어 돌아왔구나. 엄마가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몰라.”
송지윤이 어머니의 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말했다. “엄마, 아빠, 죄송해요. 걱정 끼쳐 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재계의 거물인 곽진수도 눈시울이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 “돌아왔으면 됐어.”
곧이어 송미자가 송지윤을 품에서 놓아주고 눈물을 닦았다.
그러다 송지윤의 얼굴에 남은 흉터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지윤아, 네 얼굴…” 송미자의 눈에 깊은 고통이 스쳤다.
그동안 송미자는 딸이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
송지윤은 저택을 거의 나서지 않았고, 매번 좋은 소식만 전해 왔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했는가?
3년 동안, 송지윤은 그 남자를 위해 얼굴에 흉터를 남기고,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하인처럼 지내왔다.
그런데 그 남자는 다른 여자와 함께 경매장에서 대놓고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었다.
그때 곽시진이 다가와 어머니를 달래며 말했다.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시우가 성형 복원 수술에 얼마나 뛰어난지 잊으셨어요? 지윤이 얼굴도 반드시 고칠 수 있을 거예요.”
그 말에 송지윤의 눈에 희망의 빛이 스쳤다. “오빠 말이 맞아.”
둘째 오빠 곽시우는 최고의 외과 의사이고. 셋째 오빠 곽시걸은 유명한 보석 디자이너이다.
“엄마, 아빠, 난 괜찮아요. 모두 지난 일이에요. 앞으로는 제가 두 분 곁을 잘 지킬게요.” 송지윤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두 사람을 달랬다.
한때 자신이 불나방처럼 고서준에게 달려들었으니, 자멸을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곽진수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송지윤의 과거 결정에 대해 마음이 아프면서도 화가 났다.
“그래. 며칠 쉬다가 진주 자선 디너에 시진이와 함께 참석해.”
그동안 너무 조용하게 지내왔다. 그래서 그 사람들이 겁도 없이 감히 그의 딸을 해치려 든 것이라고 생각했다.
송지윤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복잡해졌다.
진주 자선 디너는 해성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연회이다.
그녀는 고서준과 결혼한 3년 동안,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한 번도 참석하지 못했다.
곽진수가 계속해서 말했다. “네가 원래의 너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면, 곽진수의 딸이 돌아왔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려야지.”
송지윤은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3년 전, 그녀는 고집스럽게 신분을 숨기고 고서준과 결혼하려 했고, 부모님은 화가 나서 그녀와 의절하려 했다.
이제 그녀는 부모님께 보상해야 할 때가 되었다.
“네, 참석할게요.” 송지윤이 결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 이래야 내 딸답지.”
곽진수는 금테가 박힌 블랙 카드를 송지윤에게 건넸다.
“이 카드는 한도 없는 블랙 카드야. 우리 곽씨 가문은 돈이 부족한 집안이 아니니, 네가 좋아하는 건 마음껏 사.”
송지윤은 검은색 카드 표면을 내려다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난 돈 한 푼도 없는 빈털터리였는데, 지금 순식간에 부자가 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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